4년 동안 노트북 겸 데스크탑으로 삼성 RC420 모델을 사용했다. 열여섯 살 때 샀던 노트북을 가지고 대학교에 입학하고, 1학기는 비보탭 노트 8과 블루투스 키보드를 가지고 다녔지만, 2학기 들어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면서 2.3kg의 육중한 무게에 불만이 생겼었다. 그래서 눈독들인 게 4년 전에도 눈독들이다 비싸서 못샀던 X220. 중고로. 중고가는 많이 싸서 오히려 그 때 X220보다 몇십만원 싸던 RC420이 중고가는 더 비쌌기에… 일단 사고 RC420은 처분하기로 하고 괜찮은 가격의 업자 매물을 찾아 구입했다.
추석을 앞두고 배송이 늦어져 월요일날 입금하고 배송이 시작되어 수요일에 받았다. 첫인상부터 강렬했다. 보급형 냄새 풀풀 풍기는 RC420과 달리 공대감성(?)이 살아있다. 역시 중고인지라 하판 칠이 여러군데 벗겨져 있었다ㅠㅠ 정발판도 아니고 싱가폴에 판매되었던 제품. 뭐 쓰던 RC420도 도찐개찐 상태라… 그냥 바로 기존 노트북에 있던 SSD 128GB를 떼어서 우분투와 윈10을 설치했다.
씽크패드 X220의 장점
- 크기와 무게. ?크기는 12인치급이니 작은게 당연하고 무게도 울트라북급으로 가볍다. 아직도 미니독에 물려 데스크탑 겸용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성능도 좋다. (사실 식었던 씽패 뽐뿌가 다시 강렬하게 타오른 계기도 학교 전산실에서 본 X240과 미니독 때문이었다) 다만 이 모든 걸 두께와 맞바꿨다는 게 아쉬운 점.
- 키보드의 키감이 노트북 치곤 상당히 좋다. 레노버에서 이걸 따로 떼서 데스크탑용 키보드를 만들어서 팔았을 정도. 사실 키감도 키감이지만…
- 빨콩! 키보드 중앙에 박힌 트랙패드는 요즘 노트북에서 대세인 터치패드보다 훨씬 편하다는 의견이 많다. 초딩때 집에 온 보험설계사 아줌마의 씽패 빨콩을 만져보고 그 느낌을 한동안 잊지 못했던 것이 생각난다. 직접 만져보니 잔고장이 심할 것 같아서 일단은 취존의 영역으로. 고장만 안 난다면 정말 편한 것 같다.
- 던지거나 박살내 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내구도도 상당하다고 한다. 아까 말했던 칠이 벗겨진 하판… 벗겨진 자리에 보이는 속살이 금속이다. 두께가 상당해서 당연히 플라스틱인줄 알았는데…
- 엄청나게 팔려나간 제품이기 때문인지, 이런저런 표준들을 잘 지켜서인지, 기존 노트북에서 버전업할 때마다 온갖 창의적인 오류를 다 일으키던 우분투가 X220에선 깔자마자 완벽하게 작동한다. 단점
- (한국의 경우) 재앙급의 레노버 AS… 어차피 3년 워런티도 끝난 이 구닥다리를 수리받을 일은 없으니 그러려니하고.
- 중국 업체 제품이다. 아직도 TP의 제품개발은 IBM 시절부터 있던 일본 연구소에서 한다지만, 레노버에 인수된 후에 생산된 씽패의 가격이 상당히 싸진 걸로 보아 어디선가 원가절감이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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