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자존감
웍스모바일 정규직 전환에서 떨어진 이후 하반기 내내 취업준비를 했다. 서류에서도 우수수 떨어지고 면접 하나 뚫기도 굉장히 어려웠다. 확실히 주변 분위기를 봐도 취업 시장이 작년에 비해서 얼어붙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고, 그에 비해 여러 가지 주변 사정으로 취업 준비를 길게 끌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9월 정도부터는 무작정 원티드를 열고 말 그대로 이력서를 뿌리고 다녔다. 그 중 면접까지는 대략 4군데 정도가 올라갔다.
유명 스타트업: 2차 임원면접 탈락
코딩 테스트는 만점을 받았다. 1차 기술면접까지도 무난히 통과했으나, 임원 면접에서 답변을 제대로 못 했나 보다. 1차 2차 면접 모두 분위기가 좋았어서 기대했건만, 방심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에듀테크 기업: 합격 & 입사 포기
유명 인강 업체인 이곳은 자사 브랜드 학원의 원생관리 소프트웨어를 만들 인력을 뽑고 있었다. 기술 면접을 정말 대충 봤는데도 다음날 바로 임원 면접 제안이 오고 임원 면접을 보고 역시 다음날에 입사 시기 및 처우 협의가 들어갔다. 그러나 다른 기업 전형을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입사일이 너무 빨랐고 (11월 중순) 별로 마음에 드는 도메인도 아니어서 다른 곳 합격을 받은 뒤 정중하게 입사를 포기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이스트시큐리티: 합격 & 입사
이스트소프트/줌인터넷 계열이 개발자 문화가 좋은 곳 중 하나로 알고 있었기에 경력 공채이긴 하지만 한번 지원해 보았다. 코딩 테스트는 네카라쿠배급 난이도였고, 안 좋은 컨디션에서 치러서 별 기대를 안 하고 있었는데 인사팀에서 백엔드 개발자가 아닌 DevOps 엔지니어로 면접을 한번 봐 보겠냐고 연락이 왔다.
DevOps 엔지니어요? 에… 제가요?!?
인프라 다루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 지금 당장 DevOps 엔지니어로 취직한다는 선택지는 사실 없었다. 개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며 보통 신입은 뽑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기 떄문이다. 그러고 보니 원티드에 제출한 공용 이력서에 추후 DevOps 개발자로 일하고 싶은 계획도 있습니다
라고 썼던 기억도 나고…
그렇게 잡힌 기술 면접에서는 기초적인 운영 체제 지식들을 물어보는 한편 나의 ‘덕심’을 시험하는 듯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2010년부터 우분투 한국 커뮤니티 활동했다고 하니 정말 좋아하셨다.
기술면접 결과 발표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는데, 임원면접 없이 바로 합격 통보를 받게 되었다. 만세!!
오히려 좋아
DevOps 엔지니어라는 직종에 대해서는 주변에서 ‘야 너 DevOps 하면 잘 어울리겠다’ 식의 얘기만 듣고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지, 자세한 건 입사를 준비하면서 알아보게 되었다.
기존에 개발자가 개발을 하고 시스템 엔지니어가 그것을 배포하던 흐름과 달리 CI/CD 워크플로우가 정착되면서 복잡해진 배포 사이클을 유지관리하는 개발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중간 다리 인력이 필요하게 돠면서 그에 대한 해답으로 등장한 직종이 바로 DevOps 엔지니어인 것이다. DevOps를 맡는 전문 인력이 있으면 개발자는 개발에만 집중하면 되고, SE는 서버 관리에만 집중하면 된다! DevOps 엔지니어는 그 중간에서 배포시 일어나는 오류를 잡고 각종 사내 서비스와 Docker, Kubernetes 구축을 담당한다.
지금 돌아보면 우아한테크코스에서도, 그 이전 동아리 활동에서도 내가 좋아하고 즐겨 하던 일은 사실 백엔드보단 이쪽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바로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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