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삽질은 한 달 전, 본가에 있던 동생의 컴퓨터가 갑자기 고장나면서 시작되었다. 7년 조금 넘게 사용한 요크할배는 보내줘야겠다 싶어서 새 컴퓨터 견적을 짰다. 동생의 주문 사항은 요즘 핫한 고오오오오급 시계-_-;;가 돌아갈 것. i5 6600과 GTX950 그래픽카드가 포함된 견적은 백만원 이상이 나왔고… 다른 방법을 떠올리던 아버지께서 웬 컴퓨터를 가져오셨다. 외관은 거의 새것이었지만 사양은 아이비브릿지 펜티엄에 슬림PC… 전형적인 저가형 저전력 사무용PC였다. 사양도 낮을뿐더러, 고사양 CPU로 업그레이드했을 때 정상작동할지도 불분명하고, 슬림PC 특유의 부족한 쿨링성능 때문에 뚜껑을 열어놓지 않으면 더운 여름에 뻗어버릴 게 분명하다. 결국 원래 견적 그대로 PC를 주문해서, 여름 휴가 때 광주에 내려온 동생과 같이 조립했다. 붕 떠버린 펜티엄 PC는 홈 서버로 활용하기로 결정. 사실, 집에서 서버를 오래 전부터 운영했었다. 작년 이맘때는 라즈베리파이를 활용한 간이 NAS였으며, 혹사시킨 RPi 전원부가 반 사망한 이후에 올해 초에 손바닥만한 미니PC인 CI320 Nano에 주분투를 올리고 HTPC / 미디어 서버 겸 웹서버로 활용했다. 이 구성도 영 불안정해서 걱정되던 차에 나타나 준 이 컴퓨터가 얼마나 고마운가. 이 PC의 내장 하드가 500GB이고 마침 CI320의 하드도 500GB였기에 그대로 dd 명령으로 하드디스크 째로 주분투 환경 자체를 복사해 한동안 사용했다. 이렇게 완성된 서버 PC를 한 달 정도 방에 두고 구동했다. 기존에 쓰던 미니PC는 무소음이었으므로 팬 돌아가는 소음이 거슬리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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