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1 카본 5세대 수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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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1 카본 5세대 수리기.

X61, X220부터 시작해서 X270, 두대나 거쳐간 카본 등등… 대학생활 내내 씽크패드로 코딩도 하고 과제도 내고 유튜브도 보고(?) 아직도 씽크패드 아니면 못 쓸 것만 같지만… 동호인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화자되는 애플코리아 싸대기 왕복으로 때리는 아마추어 수준의 애프터서비스… 오죽하면 디씨에선 살씽고레(살땐 씽크패드 고장나면 레노버)라 하겠는가. 소문으로만 들어본 레노버 A/S를 이번에 진짜로 경험해 본 이야기이다.

잘 쓰던 X1 카본이 맛이 갔었다. 아주 간 건 아니고 왼쪽 USB포트에 문제가 생겼다.
기존 씽크패드의 월드워런티는 국내에선 적용이 안 된다 알려져 있었기에, 내 카본은 미국판이라 국내 수리는 당연히 안 되는 줄 알고 바로 사설 업체를 알아봤고… 사설센터의 소견과 해외 포럼의 사례를 취합해 본 결과 썬더볼트 칩셋의 문제로 잠정 결론지어졌으나, 칩을 리볼링 해야 하는 대공사인 관계로 수리비가 10만원 허억-_-;; 그 돈 주고 수리하느니 USB 포트 안 쓰고 말지 하고 방치하기를 3개월째, 우연히 티피홀릭에서 레노버도 이제 해외직구 제품의 월드워런티를 제공한다는 소문을 듣고 레노버 고객센터에 바로 전화를 걸어봤다.

"미국에서 구입했고요, 모델은 X1 카본 5세대... 일련번호는 쏼라쏼라..." "국내에서 보증 적용 가능하십니다. 어느 센터로 방문하시나요? 센터에서 해외판 수리 가능한 거 모를 수도 있으니까 공문을 보내 놓을게요."

꼼짝없이 안 되는 줄만 알았던 무상수리가 된다니, 기쁨에 겨워 레노버 A/S의 악명 같은 것은 이미 안중에도 없었다. 그리하여 방문 예약을 잡아 30분 버스 타고 광산구에 있는 TG센터를 방문… 요래조래 증상을 설명하는데 단순히 USB만 인식되지 않는 것은 소프트웨어 문제인지 하드웨어 문제인지 확실치 않다고, 제품을 두고 가면 진단을 진행한댄다. 프로젝트 진행 중이라 하루라도 노트북이 없으면 문제였기에 그 날 저녁에 바로 다시 찾으러 갔다. 다행히도 일사천리로 메인보드 무상 교체로 결정되었으나, 부품 재고가 없어 부품을 주문하고 부품이 도착하면 일주일 쯤 뒤에 다시 연락을 준댄다. 역시 소문대로 레노버 A/S는 한 방에 될 리가 없었던 것이다…

이후 바빠서 까먹고 있었는데, 어제 아침에 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부품이 도착했으니 수리 받고 가라고. 수업 사이에 짬을 내서 센터로 갔다. 수리시간은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해서 대기실에서 아이패드를 만지작거리며 기다렸다. 그리고 1시간 반 정도 되었을 때, 기사가 나와서 수리된 X1 카본을 주었다. 왼쪽 USB 포트토 다시 잘 작동하고, 이것저것 돌려 보니 왠지 발열이나 버벅임도 줄어들어 보였다.
아직 다음 수업까지도 한 시간이나 남았으니, 버스를 타려고 A/S센터를 나서는데. LTE가 안 잡힌다. 아니 아예 SIM 없음이 뜬다. 뒷면을 보니 아예 SIM 트레이가 달아나서 없어져 있었다. 바로 다시 돌아가서 유심칩이랑 트레이가 없다고 말하니 엔지니어가 다시 들어가서 찾아본다. 10분 뒤 나온 엔지니어는 유심칩은 온전하게 들고 나왔지만 심트레이는 분해된 상태로 가져왔고… 방향 맞춰서 다시 조립하는 데 또 10분이 걸렸다. 이제 진짜 집에 가도 되는 줄 알았는데, 이번엔 심트레이와 뒷판 사이에 유격이 생겼다. 엔지니어가 들어가서 다시 맞춰 보겠다고 했으나, 못 미더운 나머지 따라 들어갔다. 예전에 혼자서 분해조립도 해보았고 당시에 사진도 남겨 두었으니 보면 알 것 같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들어서… 그 자신감은 다행히도 도움이 되었다. 월급 받고 일하는 A/S기사가 정말 내 눈에도 보이는 실수를 연발했으니 말이다. SIM 인식 단자 부분을 감싸는 플라스틱 가이드가 안 끼워져 있었고, 탈거한 예전 보드에 그대로 붙어 있었다. 그걸 조립하니 유격은 훨씬 줄어들었다. 여기까지 보고 시간이 없다고 말하고 대충 조립해서 들고 나왔다. 택시를 타고 학교에 갔지만 수업에 10분이나 늦은 상태였지만 정말 우연의 일치로 교수님이 예고없던 휴강을 때리셔서 살았다… 동아리방에 가서 카본을 다시 분해해 봤다. 안테나 배선이 엉망으로 꼬여 있었고, 배터리 둘레로 들어가야 하는 LTE 안테나 배선이 튀어나와 있었다. 그걸 잡고 다시 뒷판을 닫으니 그제서야 유격이 사라졌다. 정리하자면 앞으로 무상이면 몰라도 유상 수리를 굳이 레노버 공식 센터에 가서 받을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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