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테크코스가 시작된 지 어느덧 두 달이 되었고 레벨 1의 끝을 바라보고 있다. 느낀 점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우테코에서의 9주
우테코에 와서 처음 받은 미션은 ‘페어 프로그래밍’으로 진행하는 문자열 계산기 만들기와 6명 팀으로 진행하는 연극이었다. 먼저 페어 프로그래밍은 두 명이 1대의 컴퓨터로 돌아가면서 코드를 짜는 것인데, 처음이다 보니 생각보다 손발이 잘 맞지 않았고 의견 충돌도 있었지만 짝의 실력이 좋아서 많이 배워갈 수 있었다. 연극은 자바의 exception을 주제로 한 다섯 남매의 유산 찾기라는 내용으로 준비해서 다음 월요일에 공연했다. 초반 어색함도 풀고 크루들의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즐거웠고 더불어 새로운 환경에서의 긴장도 풀려서 더 가벼운 마음으로 교육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 주는 자동차 경주 게임을 만들었고, 3~5번째 주는 로또 번호 추첨기, 6~7번째 주는 블랙잭 게임, 8~10번째 주는 체스 게임을 만들었다. 미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MVC 패턴, stream, 상속과 조합, 객체지향, 웹 등을 익힐 수 있었다. 특히 마지막 체스 게임은 요구 사항을 볼 때는 그저 막막했는데, 다 구현하고 나니 엄청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레벨1동안 만난 5명의 페어들로부터 배우기도 하고 가르쳐주기도 하며 지식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러한 페어 프로그래밍이 우테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가 아닐지.
경쟁보단 협력을
우테코에 합격했을 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었다. “내가 전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 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다행히도 우테코는 생각했던 것처럼 약육강식의 세계는 아니었다. 교육과정에 있어서 점수도, 등수도 없으며 경쟁보단 협력을 통해 같이 성장하는 곳이었다. 미션마다 새로운 짝을 만나 페어 프로그래밍을 하며 배워가는 것도 많았고, Github를 통해 다른 크루들의 코드를 보거나 크루들끼리 자발적으로 모여 코드 리뷰를 하는 시간도 가져봤다. 코딩이 그 어느 때보다도 즐거워졌다.
긴장은 일을 그르친다
레벨1 도중 잠시 슬럼프가 찾아왔던 적이 있었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느꼈고, 모르는 것이 있을 때마다 공부하고 블로그에 글을 써가며 따라잡아보려고 애썼지만 이러다간 금방 체력이 동이 날 것만 같았다. 어려운 기술서들을 빌려서 보았지만 머리만 아팠고, 갈수록 걱정이 많아지고 긴장된 내색을 보이게 되었다.
포비가 항상 강의할 때마다 강조했던 것을 떠올려 보았다. 환경을 바꿀 것, 의식적인 연습을 할 것, 자존감을 잃지 말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의 실력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와 비교할 것을 항상 강조하셨다. 포비는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수업 시작할 때마다 ‘어제의 나와 경쟁하라’를 강조하셨고… 어느 순간, 깨달음을 얻은 듯 머릿속이 정리되었다.
어제의 나와 경쟁하기
남과 비교하기보다 어제의 나와 경쟁하기로 했다. 일단 <자바의 정석> 부터 완독하고, MVC 패턴, enum, 람다, 함수형 인터페이스 등 애매하게 알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던 개념들에 대해 이론을 확실히 찾아보고, 이미 미션이 끝난 코드들도 리팩토링하거나 처음부터 다시 짜 보면서 감을 잡기 시작했다.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 용어 정리도 힘쓰고, 블로그에 글도 다시 꼼꼼히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안 읽던 책을 정독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이내 습관을 들이게 되었고 여러 스터디에 참여하게 되었다. HTML 미션을 진행하면서 다른 크루들에게 칭찬을 들었다. 자바로 들은 칭찬은 아니었지만 칭찬으로 자신감을 얻어 좋았고, 자만하기보단 앞으로 더욱 나아가기 위한 추진력으로 삼기로 했다. 이렇게 점점 우테코에서의 일상이 다시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시간은 길다. 다만 나태해지지 말자!
앞으로도 8~9개월의 시간이 남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이 시간 동안에 나는 얼마나 변화해서 나갈 수 있을까?” 가 이젠 두렵기보단 즐거운 상상이 되었다.앞으로 다른 목표보다도 이 기분 그대로 10개월 과정을 완료하는 걸 제1의 목표로 삼고 싶다.
남과 경쟁하지 말고 어제의 나와 경쟁하라.
이 말을 언제나 명심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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