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인터넷 상에 블로그를 운영한 지 13년째가 되었다. 처음에는 중학생 시절 네이버 블로그에서 시작해서, 티스토리를 거쳐 워드프레스에 정착했다. (초창기 글들은 삭제되거나 비공개된 것들이 조금 있다)
하지만 아직도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보다 근본적으로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는 큰 고민거리이다.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머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2019년 이후 더더욱 그렇다. 배운 것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려면 기록을 하는 것이 좋은데, 그런 기록의 결과물을 남한테 보여줄 수 있을 만큼 좋은 퀄리티로 뽑아낼 수 있느냐? 라는 부담감 끝에 대부분의 끄적인 메모들은 블로그의 임시 저장 글이나 개인 노션에 남아있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글을 더 잘 쓸 수 있을지, 양질의 컨텐츠를 블로그에서 제공할 수 있을지 중간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확실히 알아야 하지 않을까?
우테코 초반에 의무적으로, 형식적으로 기술 관련 글을 쓰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글들을 보면 핵심을 담고 있긴 하나, 너무 짧고 상세한 설명이 부족했다. 대충 찾아보고 대충 정리해서 올렸기 때문이다. 풍부하고 정확한 글은 ‘내가 얼마나 알고 있냐’ 가 좌우한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었다. 대충 알면 안 되고,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우테코 크루들이 돌아가면서 10분짜리 기술 세미나를 하는 ‘테코톡’에서는, 웹 요청과 응답에 관해 발표하였는데 인터넷 블로그에만 의존해 얕게 조사하다 보니 잘못 조사해 간 부분도 있었다. 분명히 나의 ‘모르는 것을 검색하는 습관’ 에 있어서도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시중에 출판된 기술서들을 읽어보고, 관련 스터디에 참가하고, 다시 그걸 노션이나 블로그에 썼다.
하지만 이 일련의 과정이 너무 오래 걸리다 보니 프로젝트, 취준 등으로 바빠진 가을부터는 블로그의 글이 다시 뜸해지게 되었다.
매일 글쓰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중/고등학생 때나 지금이나 짧은 단위의 구체적인 시간을 정해두고 일을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을 좀 더 생산적인 일에 쏟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매일 정해진 시각에 글을 쓰는 연습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저녁 10시~11시 쯤? 가장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글을 써 볼까?
성장과 발전을 위해 쓰는 글도 좋지만, 취미에 대한 글을 더 많이 쓰는 것도 글 실력을 높이는 데 좋을 것 같다. 원래 이 블로그는 내 취미용 블로그였기도 하고. 사용하고 있는 전자 제품이나 IT계 동향에 관한 글도 언제나 그랬듯이 계속, 혹은 더 많이 써 나갈 예정이다.
Jekyll이나 티스토리로 이사할까?
글 쓰는 습관을 들이려면 기분전환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블로그 이전도 고민해 보았다. 워드프레스는 PHP 기반이라 낡은 플랫폼일 뿐더러, 기술 포스팅을 할 때 코드를 가독성 좋게 삽입하기 위한 Syntax highlighter도 마땅한 플러그인이 없다. (예전에 많이 쓰였다는 Crayon Syntax Highlighter는 워드프레스 현 버전과 호환성이 좋지 않다) 주변의 개발자들은 어떤 블로그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을까 살펴보니 Jekyll이나 티스토리를 주로 사용하고 있었다. 워드프레스를 사용하는 개발자는 한 명도 없었다.
듣자하니 요즘 티스토리는 내가 떠나왔던 시점과는 많이 달라진 듯 하다. Syntax highlighter(코드 블럭)도 잘 되어있고, 마크다운을 지원하고, 유명 개발자들도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이다. 단 데이터 백업을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고, 특정 플랫폼에 종속된다는 단점이 있다.
Jekyll은 github.io 정적 페이지 서비스를 이용하고 커스터마이징이 자유롭다. 단 매번 글을 올릴 때마다 마크다운 형식으로 커밋을 통해 올려야 하고 이미지 업로드가 번거롭다.
고민을 하다가 현재 사용중인 워드프레스를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플랫폼에 종속적이지 않고 데이터 백업을 공식 지원하며, 커스터마이징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다만 만약에 기술 블로그와 테크/일상 블로그를 분리하게 된다면 기술 블로그 쪽은 Jekyll로 가게 되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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